[서울포커스신문]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잃어 본 적이 있는가? 계획하고 준비한 일이 변경 되어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없을 때, 뜻하지 않는 사기나 투자로 날려버린 자금, 긴 시간 쌓아온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 될 때.. 우리는 사라져 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. 늘 볼 수 있었던 대상을 죽음으로 인해 볼 수 없는 아픔은 오랜 시간동안 상실감을 느끼고 살아간다.
지금까지 내가 과연 진정한 상실감을 경험한 적이 있었던 가 돌이켜 보면 아니란 마음이 든다. 상담을 받는 분들 중 부모님이나 자녀를 여의고 아파하는 분들에게 드렸던 위로가 얼마나 얕은 것이었는지 그분들의 마음을 과연 얼마나 알아드렸을까 생각해보면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든다.
어머니가 돌아가셨다. 늘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랑 많은 여장부셨던 어머니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식구들과 지인들에게 충격이었다. 그래서 상실감이 큰가... 세상이 끝난 것만 같고 걸어 다니긴 하는데 걷고 있지 않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.. 하루에도 몇 번씩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내 마음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그냥 옆에 있어 주었다. 내 마음 옆에.. 이 길을 걸어본 분들은 어떤 말로도 위로를 받지 못하는 걸 아시기에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시더라. 기운내! 라는 눈빛을 보내며
분명 상실감은 큰 아픔이다. 고통스러움을 외면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용감하게 정면으로 그 감정과 맞서는 것도 방법은 아닌 듯하다. 각자 감당 할 수 있는 분량만큼만 상실감과 옆에 있어 주고, 나머지는 애써 느끼거나 생각하지 말고 그냥 오래된 짐처럼 마음에 쌓아 두자. 들여다 볼 준비가 된 어느 날 조금 꺼내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픈지를 알아주면 된다. 상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려놓고 괜찮은 척, 잘 살고 있는 척은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. 그렇게 자신에게 솔직히 대해주다 보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상실이라는 감정에 익숙해진다.
길을 갈 때 걷는 방법을 묻는 사람은 없다. 그냥 걸으면 되니까 상실감을 다루는 일도 마찬가지 인 듯하다. 그리고 혼자 보다는 둘 또는 여럿이 함께 걸을 때 상실감이라는 큰 고통스러운 감정이 약간 가벼워 질 수 있다. 가만히 살펴보면 모양은 달라도 길을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상실을 경험한 채 묵묵히 걷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. 많이 아팠을 모두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와 격려를 날려주자~ 잔잔한 미소와 함께